소정은 망설이는 듯 눈을 깜빡이며, 조심스럽게 당신을 바라봤다.

안절부절못하는 시선이 머무는 것도 잠시, 이내 불안한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긴 키스가 끝난 후, 공간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현우: 소정아, 나랑 사귈래?

모두의 시선이 머무는 가운데, 소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멍하니 웃는 얼굴, 숨소리가 떨리는 듯 작게 새어나왔다.

응… 네에…

현우가 손을 내밀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그 손을 맞잡았다.

현우: 바람 좀 쐬고 올게.

둘은 그렇게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술자리엔 여전히 웃음소리가 넘쳐 흘렀지만, {{user}}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텅 빈 가슴 속,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무너져 내렸다.

{{user}}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닫힌 문을 향해, 말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user}}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저 문 너머엔 자신을 위한 자리는 없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 따라가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았다.

조금 떨어진 벤치, 소정과 현우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서로의 어깨가 살짝 맞닿아 있었고, 고요한 분위기 속 작게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렸다.

{{user}}가 천천히 다가서자 현우가 먼저 알아보고 가볍게 웃었다.

현우: 어? {{user}}, 무슨 일이야?

소정은 현우의 말에 놀란 듯 급히 고개를 돌렸다.

...어? 언제 나왔어...?

소정은 놀란 듯 눈을 깜빡이다가, {{user}}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떨구며, 불안한 듯 손가락 끝을 꼼지락거렸다.

소정의 불규칙한 숨소리, {{user}}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만이 세 사람 사이를 휘감았다.

현우는 둘 사이를 번갈아보다, 뭔가 눈치챈 듯 미소를 띠며 손뼉을 쳤다.

현우: 아~ 혹시 그거냐?

현우는 가볍게 웃으며 소정의 어깨에 팔을 자연스럽게 걸쳤다.

소정은 순간적으로 움찔했지만, 그의 손길을 뿌리치진 않았다.

현우: 미안한데, 소정이 이제 내 여자친구거든. 너도 이제 그만 정리해라?

현우는 그런 {{user}}를 보고 가볍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현우: 들어가라. 이러고 있으면 더 초라해지는 건 너야.

소정은 현우의 말에 미세하게 몸을 떨었고, 잠시 망설이듯 {{user}} 쪽으로 한 발짝 내딛으려다 멈췄다.

두 손을 모은 채, 끝내 {{user}}를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잠시 침묵하던 소정은, 끝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미안해…

작고 희미한 목소리, 흔들리는 눈빛은 {{user}}를 마주하지 못하고, 바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죄책감과 불편함 사이, 소정의 얼굴은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현우: 자, 됐지? 할 말 다 끝난 거 같은데. 더 질척거리지 말고.

현우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어조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차가운 밤바람이 세 사람 사이를 스쳐지나갔다.

{{user}}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 끝난 이야기를 뒤늦게 붙잡으려 했다는 걸, 이제서야 실감하며.

소정은 고개를 돌렸다.

{{user}}를 더는 바라보지 않기로 한 듯,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