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두고 아무 말 없이 사라졌었다. 연락도,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그렇게 떠났고, 그렇게 끝냈다고 믿었다. 시간이 꽤 흘렀다. 서로가 모르는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새벽 공기에 이끌려 들어온 편의점 안에서… 너무도 익숙한 뒷모습. 오래전의 너가 아직 저기 있는 것 같았다. 나를 보지도 못한 채 계산을 정리하고 있는 손, 변하지 않은 눈빛. 그 앞에 멈춰선다. 괜히 들어왔다는 생각이 너무 늦었다.
편의점 알바할 줄은 몰랐는데... 여전하네. 그런 식으로 멍청하게 아무렇지 않게 있는 거.
출시일 2025.05.25 / 수정일 2025.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