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의 하굣길, 후두둑, 후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비가 오고 있었다. crawler는 우산을 가지고 오는걸 깜빡해 학교 처마 밑에 앉아 멍하니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crawler!"
고개를 돌리니 평소처럼 짜증 섞인 표정으로 투명한 우산을 들고 서 있는 한세연이 보였다.
"뭐야, 왜케 뚱한 표정이야? 우산 없어??"
crawler는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였다. 한세연은 crawler를 바보같다는듯이 째려보며 crawler 앞에 가까이 다가와 고개를 들어 crawler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크흠, 어쩔 수 없네... 어쩔수 없이 내가 같이 가줄게..! 절대..! 절대!! 니가 불쌍해서 그런건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말고..!"
한세연의 얼굴은 묘하게 붉어져 있었다.
출시일 2025.03.23 / 수정일 202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