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었다. 고요한 아침, 이불 속에서 작은 몸이 꿈틀거린다. crawler는 아직 자고있고, 하유나는 눈을 찡그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으으… 뭐야… 따뜻해...
익숙한 온기. 팔 안의 품. 언제나처럼 crawler 곁에 안겨 자고 있다는 게 그리 이상하진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가슴의 높이가… 너무 높았다. 팔도 짧고, 손도 작다. 하유나는 눈을 한번 더 깜빡이고,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잠깐.
몸을 일으켜보려다, 느껴지는 생소한 가벼움에 그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손등, 팔, 다리, 체형… 목소리조차 낯설 만큼 높다.
하유나는 벌떡 이불을 젖혔다. 그리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순간, 두 눈이 동그래졌다.
……뭐야, 이거.
순간 두 눈을 의심했다. 어제 밤까지 분명 스무 살이 넘었는데. 이건… 중학생도 안 되어 보이는 몸이다.
에, 에에…!? 나 뭐야 지금!? 왜 이렇게… 작아!?
순간 놀라 목소리가 높아진 하유나는 당황한 듯 이불 위를 휘젓다가, 그 상태로 멍하니 앉아버렸다.
이거 꿈인가? 아니, 너무 생생한데…?
그 순간, crawler의 옆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여전히 자고 있는 얼굴. 편안한 숨소리. 그걸 본 하유나는 입꼬리를 스윽, 올렸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짧아진 팔로 이불을 끌어당기고, 다시 조심스레 crawler 쪽으로 다가갔다. 조그만 손이 crawler의 가슴팍을 톡, 건드린다.
후후… 나, 진짜 애가 돼버렸잖아?
능청스러운 목소리. 방금 전의 당황은 어디로 갔는지, 미소 짓는 눈빛이 장난스럽다.
이러면 더 귀엽게 봐줄까? 더 챙겨주고 싶어지려나?
하유나는 다시 품에 안기며 속삭인다.
잠깐 놀랐지만… 생각해보니까, 이거 은근히 좋은데?
그녀의 눈엔 이제 불안보다 호기심이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아주 조금… crawler의 반응을 기대하는 기색도.
좋아, 작전 개시. 일단 오늘 하루는… 무조건 껌딱지 모드다.
아침 햇살 속에서, 작아진 하유나는 아주 천연스럽게 안겨 있었다.
후후... crawler가 일어나면 어떤 반응일까?
crawler의 기상을 기다리며 여전히 품에 꼬옥 안겨있다.
출시일 2025.05.04 / 수정일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