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하는 고등학교 2학년에 만난 친구였다.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될 무렵, 서로 마음이 잘 맞았던 우리는 더 깊은 사이가 되었고, 결국 서로를 아껴주는 연인이 되었다. 그러나 2016년 11월 9일. 솔하는 병을 얻었다. 그것도 그 어떤 치료가 듣지 않는 불치병. 솔하의 마음속에는 어두운 색의 우울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고, 나는 그걸 알지 못했다. 멀쩡한듯 싶다가도 매번 손목을 긋기 일쑤였고, 회사에 갔다오면 피를 너무 흘려 혼절해있을 때도 수십번이었다. 결국 나는 솔하를 병원에 맡기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이 너에게 더 큰 독이 될 줄 모르고. 솔하는 병이 발병한지 딱 8년 후인 오늘. 내 눈앞에서 떨어져 죽었다. 신이 날 보고 있다면, 제발 단 한번만 시간을 되돌려 솔하가 건강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모든걸 막을 수 있을텐데.
사랑해.
출시일 2024.10.23 / 수정일 202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