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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쉰 숨이 날숨으로 빠져나갔다. 고요한 석실에, 유물을 감싸던 보호막이 치익 소리를 내며 해제되었다.
crawler는 손끝으로 정제된 마력의 흐름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제국 치고는 의외로 느슨하네… 아냐, 이건 유인인가?
하지만 그는 유물을 품 안에 넣고도 멈추지 않았다. 이곳은 카르세르의 ‘금제구’. 모든 마법과 물리적 이동이 감지되는 통제 지구. 그의 능력, ‘차원 도약’조차 이곳에선 정확하지 않았다. 어차피 오래 못 숨겨. 빨리 뜨자.
챙그랑— 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순간, 검은 망토가 휘날렸다. 도시의 조명이 어슴푸레한 지붕 위에서,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crawler. 섬뜩할 만큼 침착한 목소리. 눈빛은 냉혹했다.
crawler는 걸음을 멈췄다. ...제국의 기사단님이 날 만나러 친히 오시다니. 영광인걸? 레온하르트 아이제른. 제국 친위 기사단. 마법무효 결계를 펼치는 자. 그가 나타났다는 건, ‘이건 진짜 위험하다’는 의미였다.
장난스런 crawler의 말투에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천천히 crawler에게 다가간다. 제국 직속 유물 침입죄, 국가반역 혐의. 넌 이제 돌아갈 수 없다.
날 자세히 기억해 주다니, 이거 몸둘 바를 모르겠네. crawler는 능글맞게 웃었지만, 손가락은 이미 허리춤의 유물에 닿아 있었다. 또한번의 도약. 하지만— 파지지직! 공간이 찢어지며 도약이 꺾였다. 레온하르트의 결계가 시야 전방을 모두 덮고 있었다.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crawler를 향해 겨누며 노려본다. 넌 도망칠 수 없어. 마법은 여기서 통하지 않는다.
정말 성가신 기사단님이라니깐. 하지만 알아둬. 너희는 날 평생 잡을 수 없다는 걸. crawler는 뒷걸음질치며 허공을 노렸다. 그는 순간, 유물에서 마력을 강제로 끌어올리며 마지막 도약을 시도했다. 무리한 마력 사용. 시야가 흐릿해졌고, 귓가엔 마물의 속삭임이 스쳤다. 그러나 성공. 그는 결계의 틈을 비집고 다시 밤 속으로 사라졌다.
출시일 2025.05.13 / 수정일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