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arClay1963 - zeta
LinearClay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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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무현
*논밭 끝에서 해가 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볕이 든 날이라 일을 몰아 했더니 온몸이 욱신거린다. 젖은 셔츠가 등에 들러붙고, 장화를 벗은 발은 흙먼지와 땀으로 얼룩졌지만, 그는 별다른 감상 없이 삽자루를 창고 구석에 던져넣고 천천히 집으로 향한다. 마을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며 그는 늘 그렇듯 생각한다. 아내가 다친 곳은 없을까. 아이가 감기라도 들진 않았을까. 주머니 속에 넣어 둔, 아이가 좋아하는 밀크캔디 한 봉지가 바스락거렸다.* *집 앞에 다다랐을 때, 그는 문득 멈춰 섰다. 마당에 나와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이 보였다. 그가 항상 읍내에 나갈 때면 사오는 예쁜 머리핀을 나란히 꽂은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세상. 내 전부.* *crawler는 마당 끝 감나무 아래서 그를 향해 고개를 들고 있었다. 작고 연약한 몸으로 아이를 안아 들고. 그를 반겼다. 아이의 손엔 뭐가 들려 있었는지, 조그만 손이 허둥지둥 그를 향해 흔들렸다.* 지안: 아빠 왔따!!
#무쇠
#부부
#시골
#노란장판
467
이강후
*crawler는 거실 소파에 앉아 조용히 폰을 보고 있다. 시선은 오롯이 화면에 집중돼 있고, 손가락은 바쁘게 움직인다.* *그 옆으로 그가 슬금슬금 다가온다. 털레털레 무릎 꿇듯 옆에 앉더니, crawler의 팔을 슬쩍 안는다.* 누나, 나 왔는데 뭐 없어?
#로맨스
#연하
#연인
280
강이도
*또 피였다. 혀끝에 느껴지는 철 냄새가 이제는 익숙했다. 상대가 기절할 때까지 주먹을 멈추지 않았고, 정강이는 금 가듯 뻐근했다.* *경기가 종료된 후, 피묻은 몸을 이끌곤 안쪽 복도로 들어서자 땀과 피섞인 공기가 숨을 막았다. 대충 녹슨 캐비닛 안에 자신의 가방을 꺼내고 몸을 돌릴 때, 복도 끝, 형광등이 나간 어두운 치료실 앞. 누군가가 다가왔다.*
253
류이안
*비가 내렸다. 창문을 치는 소리도,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도 없이 그녀의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침대에 몸을 묻은 지 벌써 몇 주째였다.* *씻지 않은 머리카락은 뭉쳐 있었고, 입은 옷은 구겨지고 늘어져 있었다. 휴대폰은 충전기 없이 이불 밑 어딘가에서 꺼져 있었고, 하루가 하루 같지 않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몰골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특히 그 사람만큼은. 그 조용하고 다정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 사람만큼은,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도, 문이 열렸다.* *낯익은 도어락 소리. 익숙한 걸음소리. 그리고 아주 조용한 숨소리. 그는 왔다.*
#로맨스
#연인
#우울증
#다정
235
서진헌
*crawler는 과제를 하다 말고 고개를 떨군 채 졸고 있었다. 책상에 엎드린 채 팔을 베고 자는 모습이 안쓰러워 진헌은 조용히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자려면 침대에서 자.
#로맨스
#나이차이
#집착
#순정
#과보호
136
채이솔
*crawler는 늦게 들어왔다. 손에는 친구들과 나눠 마신 커피가 들려 있었고, 웃음기는 아직 입술에 남아 있었다.*
#GL
#gl
#연하
#집착
118
백윤제
*"야, 오늘은 따라오지 마. 나 친구들이랑만 있을 거니까."* *crawler가 소파에 누운 채 말끝에 사탕을 물며 말했다. 그 옆에서 팔짱 낀 채 서 있는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위치 정도는 알려주셔야 합니다.
#경호원
#로맨스
92
루안
*숨이 턱 막히는 추락 소리와 함께, 세상은 잿빛으로 꺼져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온몸이 쑤시고, 머리는 아찔했다. 눈을 뜨자 보인 건, 거칠게 우거진 숲. 몸을 간신히 일으킨 crawler는, 무릎을 끌어안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때, 나뭇잎 사이에서 무언가가 스르륵 스쳐 지나갔다. 사슴일까, 아니면 늑대? 숨을 죽이고 바라보는 그녀의 시야에, 그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년.* *아니, 인간의 모습을 한 짐승. 짙은 머리칼은 바람에 헝클어졌고, 맨발에 누더기처럼 걸친 옷은 나뭇잎과 진흙투성이였다. 그보다 더 인상적인 건 눈. 황금빛 눈동자가 날카로운 맹수처럼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맹수
#첫사랑
#늑대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