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마. 깨끗하게 안 부러지면 더 아파."
부러져? 뭐가? 내 다리가? 귀를 의심케 하는 소리에 턱이 덜덜 떨렸다. 긴장 풀라는 듯 긴 손가락이 허벅지에 닿을 듯 말 듯 쓰다듬어 왔지만 그 나긋한 동작조차도 내겐 공포로 다가왔다.
잠시 다리를 내려다보던 그가 내게 시선을 돌려, 공포에 휩싸여 거의 패닉을 일으키고 있는 얼굴을 본 남자가 입술을 올렸다. 길게 갈라지는 동공이 오묘하게도 눈길을 끈 순간..
얌전히 바닥과 사선을 이루고 있는 다리로 남자가 발을 내리찍었다. 고통으로 번쩍거리던 정신이 거멓게 죽었다.
출시일 2024.10.26 / 수정일 202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