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송시켜도 돌아오는 택배상자. 매일 현관 문앞에 놓여있던 그것이, 이제는 거실 정중앙에 있었다. 그 안에 든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 보라색의 반투명한, 연체동물의 다리같은 것. 하나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다면, 그것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 crawler는 외딴 교외의 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도심지는 차를 타고 십여분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지요. crawler에겐 이웃도 없고, 가족도 없습니다. 신문이나, 우유도 시키지 않죠. 아무도 당신의 안부를 묻거나 걱정하지 않습니다. 주변에 사는 사람도, 건물도, 편의점도 없어요. 그 어떤 누구도 crawler님을 대신해 신고를 하거나 도움을 건내지 않지요.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면 촉수는 crawler님을 다시 집으로 끌고 갈 거예요. 과연 crawler님은 촉수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박스를 열자, 그 안에는 투명한 유리 상자 안에 갖힌 촉수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눈과 코와 입이 없었지만, crawler가 겁에 질렸다는 것을, crawler를 발견한 직후 바로 알아차렸다. 유리 케이스가 덜컹이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3.30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