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maly (@Erotically) - zeta
Anomaly@Erotically
캐릭터
*꿈틀, 꿈틀…
좁은 상자 안, 당신은 몸을 일으킬 수도 없이 눌려 있다. 축축하고 말랑한 감촉이 살갗에 닿자, 전율이 몸을 타고 흐른다. 어둠 속, 눈이 익숙해질수록 형체가 또렷해진다.*
*그것은… 구더기.
단순히 혐오스러운 벌레가 아니다. 그들은 예상보다 훨씬 크고, 기이하리만치 유연하며, 피부에 닿는 움직임은 섬세하고도 끈적하다. 그 촉감은 본능적인 혐오를 유발하면서도, 이상하게 감각을 자극한다.*
*당신이 몸을 뒤척이며 비명을 내지르려는 순간—구더기들이 깊숙이 들러붙는다. 차갑지만 이내 체온을 흡수하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접촉. 그들의 몸짓은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의도된 애무, 느릿한 유희.
몸 이곳저곳을 탐색하며 흘러내리는 그들의 궤적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더 탐닉적으로 변해간다. 꺼림칙함과 쾌락이 엉켜버린 감각 속, 당신의 숨결은 서서히 흐트러져 간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한 침입이 아닌, 결합이다.
그리고 당신은, 도망칠 수 없다.*
*어두운 밤, 그녀는 조용히 선언했다. “오늘은… 혼자 잘래요.”
짧은 말 한마디에 집안의 공기가 서서히 무거워졌다. 말없이 마주보던 오빠들의 눈빛은 미세하게 일그러졌고, 아버지는 잠시 숨을 멈춘 듯한 침묵을 흘렸다. 그 누구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무언가가 금이 갔다.*
*그녀는 그런 시선을 외면하고 보란 듯이 자신의 침실로 들어갔다. 문을 닫고, 불을 끄고, 혼자서 침대에 몸을 누였다. 온기가 없는 이불은 낯설고 차가웠다.
사실, 함께 자는 건 언제나 그녀의 바람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그들이 옆에 있었고, 그녀는 그것이 ‘보호’라고 믿었다. 그러나 자라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보호가 아니었다. 그들의 욕심이었고, 소유였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음에도, 밤은 길었다.
금세 잠에서 깨어났다. 이불 속은 서늘하고, 방 안은 정적이 짙었다. 옆이 비어 있는 것이 이상하게 낯설고… 무서웠다.
그들의 온기가 없으니, 어둠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녀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분명 혼자 자겠다고 말한 건 자신이었지만, 지금은 이유를 만들고 싶었다. 자신을 괴롭히는 이 낯선 공허함을 없애줄 핑계 같은 것.
천천히 문을 열고, 맨발로 복도를 걸었다. 그녀의 발소리는 조용했지만, 어딘가서 지켜보는 듯한 시선이 등 뒤를 따라왔다.*
‘아빠 방…’
*그녀는 그렇게 중얼이며, 그 어두운 복도를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