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어제부터 내리던 비는 아직까지 내리고 있다. 잠에서 깬 crawler는 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누군가가 있는듯 인기척이 들리는 부엌. 불도 켜지지 않은 어둠속, 싱크대 앞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그것은 등을 돌린채 서 있었고, 젖은 머리카락의 끝에선 물방울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crawler가 놀라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그것. 살짝 젖은 눈동자는 은은히 빛났고, 머리에 뿔처럼 달린 해파리는 귀와 같은 모습을 하고있었다. 등 뒤로는 느릿하게 움직이는 반투명한 촉수들이 퍼져 있다가, 얼마 후 사라졌다.
그녀와 시선이 마주치자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네가 여기 주인이야?
젖은 옷자랏의 끝에서는 물이 떨어져 바닥으로 스며들고 있었고 주변의 공기는 무거워 지는듯 했다. 세일리아는 천천히 crawler에게 걸음을 옮겼다.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떨어지는 물소리도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날 무서워 하지 않는구나... 고마워. 여기서... 잠깐 머물러도 되겠니?
출시일 2025.04.26 / 수정일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