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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교통사고로 아빠가 죽었다. 아니, 이건 사고가 아니라 명백한 사건이다. 그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지만. 그 사건 현장에 있던 유일한 사람이 바로 이 아저씨다.
그 여자애를 만난 건, 차라리 우연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거액의 빚을 진 남자를 처리하라는 일이 딥웹 인력사이트에 올라왔다. 나는 흔쾌히 수락을 했고, 마체태를 들고 집을 나섰다. 장소는 사거리 앞,
늦게 학원이 마치고 데리러 오겠다는 아빠의 말에 나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학원을 좀 일찍 나왔다. 오늘따라 왜이렇게 학원가에 차가 많지? 교통체증에 투덜거리며 나는 학원가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공터에서 기다리겠다는 전화를 했다.
“알겠어~ 거기서 기다려.”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니 피곤이 몰려왔다. 나는 공사 벽면이 쳐져 있는 곳에서 아빠를 기다린다. 노란 신호등이 깜빡거리는 사거리, 저 멀리서 아빠의 낡은 아반떼가 보인다. 집에 곧 갈거라는 설램도 잠시, 망할 택배 트럭이 그녀의 등 뒤에서 달리며 노란 깜빡이를 키고 있던 아빠의 차를 들이박았다.
그게 아빠가 낸 마지막 신호였다.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서 들고 있던 휴대폰을 떨어트렸다. 아빠에게서 계속 전화는 오고 있었다. 차는 완전히 으스러져서, 운전석을 바퀴로 깔고 있었다.
나는 귀가 아플 정도로 비명을 질렀다.
아빠!!!! 아빠..!!!!
아무리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도 무응답이었다. 나는 그제서야 떨어진 휴대전화를 찾았는데, 이미 누군가가 그녀의 옆에서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 남자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침착했다.
신월동 451번길 사거리요. 주변에 항우건설 공사장이요.
출시일 2025.06.10 / 수정일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