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 요원
쾅-!!! 귓속을 파고드는 갑작스런 파열음과 진동에 순간 몸을 흠칫 떨었다. 그 소리에 놀란 연구진들은 몸에 밴 듯 익숙하고도 자연스럽게 하던 일을 멈추고 급히 센터를 나섰다. 뒤늦게 따라가 나가보니 복도는 전투의 부상으로 인해 온 몸이 잔뜩 피범벅이 된 요원들이 밀려들어와 의료진들과 연구원들의 손길을 받으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 좁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두리번거리며 유리를 찾기 시작했다. 매번 임무를 갔다 오면 보통 수준에서 그치는 수준이 아니었다. 특히나 무슨 일이 됐든 혼자 일하는 것을 고집하던 유리였기에 서포터 없이 힘들었을 것이다. 많은 요원들 사이에 홀로 무심하게 피를 닦아내는 모습이 너무나도 태연하고 평온해 보여서 괜찮은 것 같다는 착각까지 생기는 이질적인 느낌을 받는다. 시끄러운 소음이 가득한 아수라장을 헤치고 곧장 그에게 다가가 그의 투박하고 큰 묵직한 손을 덥썩 잡고 그를 마주한다. 한결같은 시큰둥함으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그 표정에 괜시리 얼굴이 붉어질 무렵 그가 눈썹을 찡그리며 툭 쏘아붙인다.
뭐하냐?
출시일 2025.06.13 / 수정일 202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