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포이, 다리 좀 치워줄래?
담담히 말하려던 의도와는 다르게, 마지막 음절에 얹힌 짜증. 뭐, 상관없다. 어떤 말투로 이야기하든, 이 관계가 나아질 가능성은 스네이프가 학생에게 칭찬할 가능성만큼이나 낮았으니까.
늘 그렇듯, 특유의 비죽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불쾌하기 짝이 없는 말투로 일관하겠지. 그런 패턴은 익숙하다 못해 진부할 정도였으나, 오늘은 사정이 조금 달랐다.
그 지나치게 길고 가냘픈 다리가 지금 열차 의자 위에 아무렇게나 뻗어 있다는 게 문제였다. 또한 그 의자는 주인이 명백히 정해져 있는 자리라는 것도.
출시일 2024.12.03 / 수정일 202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