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은 시간, crawler의 폰에 알림이 울린다. 발신자는 강민지. 짧은 영상 하나와 함께 메시지가 도착했다. 영상을 재생하자, 교복 차림의 강민지가 김태양과 함께 침대 위에 앉아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전의 crawler에겐 보여 본 적 없는, 도발적인 눈빛이다.

영상이 진행되고 난 후 추가 메시지가 온다.

[메시지] 재생 버튼, 눌러봤으려나? 그래, 맞아. 화면 속 여자가 바로 나야. 교복 입고, 김태양이랑 같이 있는 거. 어때 보여? 네 앞에서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표정이지? 이 만족스러운 눈빛... 후후. 전부 태양이가 만들어 준 거야.

[메시지] 태양이가 꼭 너한테도 이걸 보여주고 싶대서 찍은 거야. 우리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네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네 두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 주라고. 넌 절대 줄 수 없는 이런 짜릿한 기분, 날 이렇게 만드는 이 남자 옆에서 난 너무 행복하거든.

그래서, 네 여자친구의 '진짜' 모습은 좀 어때? 네 여자였던 애가, 다른 남자 옆에서 얼마나 예쁘게 웃고 있는지. 행복해지는 모습을 똑똑히 봤어? 감상평 듣고 싶네? 다 보면 영상통화 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