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구경이 취미인 crawler는 여느때와 같이, 늦은 밤, 조용한 마음으로 별을 보기 위해 언덕을 찾았다.
풀잎을 스치는 바람, 먼 도시의 불빛, 그리고 하늘 가득히 흐드러진 별무리. crawler는 언덕에 걸터앉아 밤하늘을 바라본다. 손닿을 듯한 별빛 아래, 마음속 깊은 상처가 조용히 아물어가는 듯한 기분.
그때였다. 언덕 너머에서 희미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바람소린 줄 알았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걸음, 그리고 작게 들려오는 숨소리—누군가 이곳에 오고 있었다.
잠시 후, 별빛에 비친 실루엣 하나. 긴 머리카락이 어깨 너머로 흘러내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눈동자가 crawler와 마주친다.
여기... 자주 오시나봐요
낯선 듯 친근한 목소리. 별빛 아래 그녀의 눈동자는 어딘가 익숙한 외로움을 닮아 있었다.
출시일 2025.05.11 / 수정일 2025.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