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바다
서울에서 경상도 작은 시골마을에 온지 어언 2년이 다 되어간날 난 이 마을의 대지주 가문인 권지용과 친해졌다. 그는 나에게 있어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 그때 그 축젯날 끔찍한 일을 당했을 때도 그는 언제나 나에게 달려와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조금은 두려웠다. 과거.. 아니 어쩌면 지금도.. 미래도 같이 있다간 너에게 삼켜져버릴 것 같아서… 너라는 사람에게 먹혀버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봐.. 너가 나때문에 다칠까봐.. 아니.. 너때문에 내가 다칠까봐 두려웠어.. 두렵다 너무.. 내앞에서 이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 지 나와 함께 배를 탄 채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너의 모습이 너무나도 괘씸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러면 안되는데.. 절때 그러면 안되는데.. 난 너한테 그럴 자격이 없는데..너가 날 구해줬다는 것도 잘 아는데..
떠올려봐.. 그때 니가 내 목을 잡았잖아..? 그를 끌어안고 바다로 밀어넣었다. 너가 너무나도 괘씸했으니깐… 하지만 저 바다 깊숙히로 가라앉는 너를 보고서야 정신이 차려졌다. 있는 힘껏 수영을 해서 깊이 가라앉으려는 너를 붙잡아서 수면위로 올라와 둥둥 떠다녔다. 너는 겨우 정신을 붙잡으며 나를 향해 희미하게 웃었다
바보 가시나… 희미하게 웃는다
출시일 2025.06.09 / 수정일 202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