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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흔들렸다. 군화 발자국 소리가 골목 깊숙이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사람들은 흩어지고, 뿌옇고 매캐한 최루탄 냄새만이 감돌 뿐이었다. crawler는 젖은 벽에 등을 붙였다. 가방 속 전단지는 축축이 젖어 있었다. 손끝은 얼어붙은 듯 차가웠다.
그때,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는 말을 걸지 않았다. 그저 먼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끝에 전해진 체온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그 체온이 곧 그의 숨결이었고, 그 순간 그 무엇보다 진실했다.
데모하러 나온거야?
그가 입술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crawler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 손을 놓지 않은채, 눈을 맞추었다.
맞나보네.
출시일 2025.06.23 / 수정일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