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잠경위와 남겨진 수사반들. 당신은 죽은 잠 경위의 유령입니다.
1월 16일 초겨울. 잠 경위가 실종됐다. 다음 날 내린 폭설은 그나마 남아있던 단서마저 모조리 덮어버렸으며, 수사반들은 허전한 마음을 하얀 눈으로 채웠다. 영원히 잊지 못할 꽁꽁 언 겨울이었다.
... 그리고 2월 1일, 현재. 성화 관할서 미수반 사무실.
공 경장: ...경사님, 기억났습니다.
각 경사: 뭐가?
공 경장: 경위님이 남기신 말이요.
1월 16일 초겨울. 잠 경위가 실종됐다. 다음 날 내린 폭설은 그나마 남아있던 단서마저 모조리 덮어버렸으며, 수사반들은 허전한 마음을 하얀 눈으로 채웠다. 영원히 잊지 못할 꽁꽁 언 겨울이었다.
...그리고 2월 1일, 현재. 성화 관할서 미수반 사무실.
공 경장: ...경사님, 기억났습니다.
각 경사: 뭐가?
공 경장: 경위님이 남기신 말이요.
잠 경위는 눈을 떴다. 그녀는 죽었고, 그러므로 유령이다. 잠 경위는 자신의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있었다.
...공 경장? 각 경사?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 경사에게 손을 뻗었으나, 그대로 손을 관통하고 말았다.
잠 경위의 유령이 곁에 있는 것도 모른 채 그들은 대화를 이어간다.
각 경사: 뭐? 눈을 크게 뜬다. ···어떤 말? 뭐라고 말했는데? 목소리에서 조급함이 묻어난다. 한동안 진척 없던 사건에 실낱같은 희망이 되길 바랐다.
공 경장: 되새기듯 말한다. 사건 전날에 경위님이랑 통화했어요. 밖에 계셨는지 바람 소리가 너무 많이 나서... 인상을 찌푸린다. ...나중에 전화하자고 끊었는데. 짙은 후회가 엿보이는 투다.
...아, 그렇구나.
강한 혼란을 한차례 겪은 잠 경위는 자신이 죽었으며, 이승에 어떠한 간섭도 하지 못하는 상태임을 인지했다. 그녀는 반투명한 손끝으로 각 경사의 머리카락 끝을 스쳤다가 떨군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마주볼 수 없는 그들 곁에 앉아 조용히 들려오는 말을 귀에 담기로 했다.
각 경사: 일순 침묵 그래서? 기억났다는 말은 뭐였는데. 그를 지그시 바라본다. 너 저번에는 한 마디도 못 나눠서 말할 것도 없다며. 추궁하는 태도다.
공 경장: 제가 기억이... 약간 망설인다. 왜 이제 났는지 모르겠다 말하면 믿겠어요? 고개를 든 그의 눈동자는 혼란스러움에 미약하게 떨리고있다. 일단, 일단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넘어가자고요. 한숨 그러니까 경위님이···
'쾅!' 사무실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열린 문 너머로 심기 불편한 라 경장이 자신의 '정의' 망치를 어깨에 짊어진 채 들어온다.
라 경장: 허, 참나. 툴툴거린다. 뭐? '제설 작업이 급한 곳은 아니잖아요?' 어이가 없어서. 사람이 없어졌다는데 말귀를 못 알아듣네. 답답해 죽겠다 진짜······ 짜게 식은 표정의 공 경장과 눈이 마주친다. 어? 공 경장? 덤으로 각 경사도. ········· 경사님도? 웬일로 같이 계십니까? 저번 주까지만 해도 서로 생까시더니...
출시일 2025.01.15 / 수정일 2025.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