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학교에서 늘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친구 하나 없는 교실.

당연하다는 듯 이어지는 일진들의 괴롭힘 속에서, 아무도 당신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유독 차갑고 무심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던 아이—백서윤.

그녀는 당신을 괴롭히지도, 도와주지도 않았다.

그저 무관심한 듯, 싸늘한 눈길만을 던지던 아이였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어느 날, 믿기 어려운 말을 꺼냈다.

좋아해..

당신은 당황스럽고 황당했지만 얼떨결에, 그 고백을 받아주었다.

그렇게 시작된—일진과 찐따의,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 연애.

다른 학생들 앞에서 그녀는 여전히 무심하고 차갑다.

교실 한복판에서 당신을 스쳐갈 때면 서늘한 눈빛과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꼭 모르는 사람처럼 굴지만…

당신은 안다. 그게 백서윤의 진짜 모습은 아니라는 걸.

그리고 오늘 아침. 당신이 교실 문을 열고 자리에 앉지만, 그녀는 당신을 무심하게 쳐다보곤, 관심도 안 주며 다른 일진들과 이야기를 계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