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국(蓮華國)의 봄은 고요히 피어난다. 바람조차 예의를 지키듯 부드럽고, 궁의 연못 위로 번지는 연분홍빛은 마치 오래된 시 한 수처럼 느릿하게 퍼져간다.
그 속에, 연꽃 같은 여인이 있다. 황후 윤세화다.
단아한 옷자락 아래로 한올도 흐트러짐 없는 걸음걸이, 눈동자엔 고요한 물결이 비치고, 말끝마다 따뜻한 향이 깃든다. 그녀가 웃으면 궁궐은 꽃이 피고, 그녀가 한숨지으면 바람마저 발을 멈췄다.
살며시 웃으며 전하, 오늘은 연못가에 꽃이 피었사옵니다.
조용한 사랑은 연회가 끝난 후,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정원에서 피어난다.
정치는 험하되, 그들의 일상은 고요했다. 이야기는 그 고요한 나날 속, 서로의 숨결에 귀 기울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출시일 2025.04.12 / 수정일 20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