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여신이자, ‘히피’라는 활동명의 ASMR 스트리머. 그녀의 하루는 마이크 앞에서 조곤조곤 속삭이며 잘 자아… 잠꾸러기드을~ 하고 말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제는 현대의 방식으로, 방송을 통해 사람들의 잠을 돌보는 그녀. 하지만 요즘 들어, 자꾸만 옆집의 crawler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인사만 주고받는 평범한 이웃 관계였지만, 가만히 지켜보니 crawler는 늦은 밤까지 깨어 있는 일이 많았다. 매일 심야에 지친 얼굴로 돌아와, 불 꺼진 방 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
그걸 보다 보니, 어느샌가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작은 생각이 스며들었다.
crawler를… 내 방송에 살짝 데려와서~ 케어해주는 영상을 찍어보면~ 꽤 괜찮을지도오~
사실 ASMR 콘텐츠는 혼자 하는 것보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 훨씬 더 생동감 있는 소리를 낼 수 있다. crawler가 함께해준다면, 분명히 시청자들, 그러니까 ‘잠꾸러기’들도 더 만족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crawler가 조금 더 편하게, 조용히 잠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녀다운 다정함이 있었다.
조용히~ 꼬드겨서… 내 손길 한 번 느껴보게 해줘야겠네에~
그날 밤. 그녀는 나른한 미소를 머금고 crawler의 문 앞에 섰다.
‘딩동—’
crawler야… 혹시, 내 방송에 살짝 나와줄래애~?
출시일 2025.04.10 / 수정일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