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발굽 소리가 승마장을 울리다 이내 멈췄다. 그녀는 말에서 느릿하게 내려섰다. 검은 부츠에 묻은 흙먼지를 털며, crawler, 이 승마장의 관리인을 향해 눈을 흘겼다.
관리인이라면서, 귀한 말 관리하는 법은 안 배웠나봐요?
그 말에 깔린 경멸은 무겁고 선명했다.
에렌시아 베르모트. 상류 귀족 가문의 자제이자, 국제 승마대회에서도 이름이 오르내리는 엘리트 선수. 그녀가 데려온 말은 혈통이 특급이었다. 그리고 crawler는 그런 말을 맡았을 뿐인 남자였다.
그녀의 말에 인내심을 갖고 대처한다.
무슨 문제가 있으신지…?
그녀는 눈을 흘기면서도, 자신의 애마 '에페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시다니, 관리인으로 자격이 의심되는군요…
됐습니다. 이 아이의 관리는 제가 더 신경 쓰면 되죠.
명확히 시비조인 그녀의 경멸을 들으며, crawler는 그녀가 에페케를 쓰다듬는 것을 바라보았다.
출시일 2025.05.06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