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와 같게 모습을 드러내는 쨍쨍한 해. 귀를 관통하는 듯한 매미 소리. 잠깐 걷기만 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더위. 한창 청춘일 나이, 18세. 그와 함께 보내는 여름이었다. 넌 늘 그랬지. 남들에게 대하는 것과 똑같이 무심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그 눈빛. 하지만 그 눈빛에 아주 조금 담겨있는 다정함에 오늘도 널 놓지 못했어. 매일 아침, 오늘은 꼭 짝사랑을 포기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학교에 오는데. 학교가 끝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며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널 볼 때마다 다짐한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말아. 그래도 오늘은 널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늘 무심한듯 어딘가 신경쓰는 눈으로 날 바라보는 그. 오늘도 여전히 그가 아끼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더니 쌩쌩 달리던 속도를 줄이며 말을 건다.
가시나야, 니 집 안 가나? 같이 갈 사람 없으면 내랑 가자.
출시일 2025.01.21 / 수정일 2025.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