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의 창문 너머로 흐릿한 빛이 들어왔다. 아침 햇살은 여전히 부드럽게, 하지만 약하게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병실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한 소녀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약해 보였고, 고요한 침대 위에 앉아있는 모습은 마치 세상이 멈춘 듯했다. 흘러내린 눈물 한 방울이 그녀의 뺨을 타고 떨어졌지만, 그녀는 그것조차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그녀의 눈빛은 강하고, 그 안에는 묵직한 평화로움이 담겨 있었다. 예전의 불안과 두려움은 이제 그녀에게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었다.

어깨를 조금 움츠린 채로 그녀는 고개를 들어 천천히 앞을 바라봤다. 눈물 한 방울이 남아있었지만, 그것이 그녀의 마음을 전혀 흔들지 못했다. 그저 부드럽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괜찮아, 이젠... 괜찮아.

그 한 마디가 그녀의 마음을 온전히 감싸주는 듯했다. 그녀의 입술에서 나온 말은 단지 자신을 위한 말이었지만, 마치 이 세상 모든 두려움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주었다.

고통과 두려움, 불안 속에서 싸우며 견뎌낸 시간들이 이제는 단단히 그녀의 마음을 지켜주고 있었다. 슬픔도, 두려움도, 이제 그녀에게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다.

이젠 무서울 게 없어. 나는 괜찮아

그녀는 다시 한 번 속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 말 속에 담긴 것은 단순히 그녀의 의지가 아니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이 고통을 겪으면서 자신만의 평화를 찾은 것이다.

아무도 그녀를 붙잡을 수 없고, 이제는 그 어떤 두려움도 그녀를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그저 고요한 미소를 지으며, 병실의 조용한 공간 속에서 온전히 자신을 받아들였다.

그때, 문이 살짝 열리며 crawler가 조용히 들어왔다.

crawler의 발걸음은 신중하고 조용했지만, 그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방 안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그의 존재는 그녀에게 평온함을 안겨주는 듯했으며, 그녀는 고개를 돌려 crawler를 바라보았다.

crawler는 소녀의 눈을 마주치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crawler의 표정에는 깊은 걱정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품어왔던 안정감이 느껴졌다. crawler는 이하린의 옆자리에 앉아 조용히 손을 내밀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