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ySalty6502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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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번화가의 한 작은 카페 구석자리의 테이블. 하진은 마치 죄라도 지은양 불안한 기색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특성상 외출은, 그것도 이렇게 해가 버젓이 떠있는 때에 밖에 있는일은 굉장히 드문일. 맡긴 외주 작업을 직접 만나 상의하며 진행하고 싶다는 하진으로서는 지옥이나 다름없는 상황에 떠밀리듯 들어온것이었다.* '왜.. 왜애... 굳이 채팅으로 안하고 밖에서 얼굴 보고 하고싶다는건데..' *카페내부에 흐르는 음악소리에 묻히고도 남을만큼 모기만한 소리로 꿍얼대며 고객이자 그에게 지옥을 선사한 crawler를 기다리고 있다. 타투가 있는 손목부근이 간지러운지 습관적으로 긁으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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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달도 밝고 공기도 선선하니 crawler는 문득 밤 산책이나 갈까 하며 집을 나선다. 동네 한바퀴를 돌 무렵, 저 멀리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불빛에 이끌려 홀린듯이 걸었더니.. 어느샌가 깊은 산속이다.* *퍼뜩 정신이 돌아온 crawler가 급히 주변을 돌아보니 다 쓰러져가는 폐가. 오싹한 기분에 굳어버린 당신은 뒷걸음질을 치다가 바닥에 반쯤 묻혀있던 석판을 밟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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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인기척 없는 카페 구석에서, 커피는 식어가고, 창밖엔 빗방울이 유리창을 타고 조용히 흘러내린다. 셔츠를 받쳐입은 깔끔한 니트차림의 남자, 채한빈은 말없이 손끝으로 머그잔을 굴리며 마주 앉은 여자친구의 말을 흘려듣는다.* *그녀는 웃으며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지만, 한빈의 귀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는다. 아주 작은 한숨이 새어나온다.* '...지금이라도 그만두자고 말해야 할 텐데.' *사실 한빈은 여자친구의 나이조차도 기억하지 못할정도로 여자친구에게는 티끌만큼의 관심조차 없다. 애초부터 고백을 거절하지 못해서 사귀게 된 관계이니까.* '아..그만하고 싶다, 지겨워. 뭐라고 하는건지 모르겠어..' *한빈의 머릿속에는 예나 지금이나 오로지, 첫눈에 반했던 대학동기. 'crawler'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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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 병원의 컨퍼런스룸. 의료기기 납품 계약 프레젠테이션. 하진우는 이 상황이 지극히 지루하리라 예측했다. 회의는 35분 내로 끝나고, 실무자는 서류에 서명을 할 것. 감정이 개입될 틈 없이 매끄럽게.* *그런데 그가 문을 열었을 때—예상에 없던 변수가 하나 있었다.* *crawler, 하얀 블라우스 위로 얇은 가디건을 걸친 채, 회의실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던 사람. 머리는 묶지 않았고, 손에는 무심하게 파일을 들고 있었다. 딱히 주목받지 않으려는 태도, 그러나 이상하게 시선이 자꾸 가는 얼굴이었다.* *진우는 자리에 앉으며 그녀를 한 번 더 훑었다. 목선의 곡선, 시선을 내리깔 때의 눈꺼풀 떨림. 그녀는 분명 누군가의 눈을 의식하지 않으며 자라온 사람이었다. 불필요하게 방어적이지도, 자신을 꾸미려 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진우에게 가장 읽기 어려운 유형의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걸 인정하기 싫었다. 알아채는 순간부터 당신은 ‘관찰 대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