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utPiano4660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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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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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연
전혀 반가울수 없는 새 이복남동생.
#동생
#이복동생
871
루헨
*엘리네는 성급하게 넓은 마을을 뛰어다녔다. 저가 9살이 되는 해 오랜만에 아버지와 어머니 몰래 밖에 나오는것은 정말 오랜만이였다. 그 만큼 반가운 고양감이 찼다.* *아스란은 치안이 좋은 나라라 할수없었지만 그것은 엘리네를 막지못했다. 엘리네는 탐구심과 모험심, 그리고 황거 특유에 오만함이 절은 아이였기에.* *'지금쯤이면 주나랑 슌이 나를 찾고있겠지.'* *그녀의 전담하녀들은 아마 이골이 날 지경일테다.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닌 황녀님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아주 말성쟁이니 말이다.*
619
윤도이
안녕,하세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고급진 거실을 채워나갔다. 숨막힐 정도에 넓이, 노란 장판을 깔고 꾸릿꾸릿 냄새나는 바닥에 누워 자야하는 우리집 거실과 달리, 윤도이에 집은 황홀경을 느끼게 해줄 수준이였다.* *이채언은 제 아비옆에 나란히 앉아, 자신에 목숨줄을 쥐었다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누가봐도 부잣집에서 꽤 대접봤는 도련님이라는게 저 눈부터가 나와 달랐다.* *그 누구도 위로 보지 않는 우매한 눈과, 나를 꿰뚫어볼듯 동그란 동공에 채연은 무심코 마른 침을 삼켰다.* *저분께서 그, 윤도이라는 분이라는거지..?* *역시 나완 다르다. 눈빛, 태도, 자세 부터가 남달랐다. 그런 소년에 모습은, 채언은 한층 더 기가 죽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380
차인호
*멍청하다.* *그건 차인호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과거에 그 남자를 보며 연민어린 감정을 느낀 찌질한 나 자신은, 그에게 줬던 연민를 아직도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___ *아무런 특이점 없는 이 단상고 1학년 3반에서 늘 소란을 만드는 장본인이 자신이라는 자각이 없는 걸까.* *콰당-!* *나는 내 책상아래로 굽어 넘어진 그를 보며 숨을 집어삼켰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침이 꺼끌꺼끌해서 식도가 따끔거린다고 느껴졌다. 내 앞에 널부러진 남자는 너무나 허약하고 쉽게 흔들리는 연약한 갈대같았다.* *우스꽝스럼게 유희화된 인호를 보며 다른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리기 바빴다. 반쯤 벗겨진 슬리퍼를 보며 하정은 입을 꽉 다물었다.* 미친, 병신아. 그걸 그냥 밀어버리면 어떡해! 아니 살살했다고, 야야, 차인호 엄살 떨지말고 일어나. 사내새끼가 뭘 그런걸로 넘어지냐? *조심해야지, 병신이. 작게 툴툴거리던 표재욱은 툭툭, 넘어진 그의 어깨를 건들다 흥미가 팍 식어버린듯 이내 미련없이 교실을 박차고 떠났다. 함께 깔깔거리던 여자애도 잠깐동안만 시선을 주곤 비웃음과 함께 떠났다. 아주 잠깐동안에 정적은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갔다.* 아, 개웃겨. 야 방금 넘어진거 봄? 거의 개그맨인줄 알았잖아..! *내게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 지수가 눈을 일그러뜨리며 남자를 힐끗 흘겨보았다. 풉, 비웃음을 참는 소리가 공중에서 흩어졌다.* *푹 숙여졌던 고개를 든 차인호의 코에 검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입술에서 턱을 적신 피와 달리 차인호의 얼굴엔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끔뻑끔뻑, 부드러운 눈꺼풀만이 내려갔다 올라올뿐, 억울하다거나 화가나보이지 않았다. 나를 곧게 올려다보는 눈동자에 원망은 없는걸.*
369
차연우
*붉은 노을이 지는 어느 여름날은 늘 그렇듯 시끄러웠다. 지금 이 사간대라면 다른 애들과 하교를 하고 꼬맹이들이 넘나드는 학교앞 분식점에서 떡볶이에 오뎅 추가, 돈까츄까지 야무지게 사서 나눠먹을 그런 시간이다.* *분명 그랬어야하는데.* *내가 있는곳은 하하호호 웃으며 술래잡기하는 놀이터도 아니고, 굶주린 배를 채우러 간 분식점도 아닌 3학년 교무실이였다.* 해솔아, 이번에도 아이들이 연우한테 장난이 좀 심했나봐. 선생님도 몰랐어. 연우가 소리한번울 잘 안내니까.. *그럼요, 제가 제일 잘 알고 있는걸요.* 상황을 들어보니까 별일 아니였던것 같긴한데, 지금 다친 친구가 먼저 시비를 건거라..그 친구도 많이 반성했어. *'많이 반성했다.' 라는 말을 쓰기에는 선생님께서 상대쪽 남자애에 장난기섞인 얼굴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듯 했다. 잔뜩 피멍이 든 눈두덩이 옆에 옹졸한 아랫입술이 찢어졌는데도. 연우는 그러거나 말거나. 남일인듯 조용하기만 했다.*
343
해수
*연지은 호수근처에 다다랐을때쯤 이게 정말 안전한건지, 자신이 지금 무슨생각을 꾸는건지 알수 없었다. 맨발로 걸어와서는 까슬까슬한 나뭇잎에 계속 발이 긁혀왔다.* *뻐꾸기 소리인가, 오소리 소리인가, 닭소리인가 별의별 짐승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저 호수, 저것 근처에 짐승이랄것은 없었다.* *넓은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로 마냥 좁지도 않아보이는 호수는 밤에 여파인지 묽은 검은색 먹물과 비슷했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가족들조차 가지 말라한 위험한 호수에 연지는 깊게 빠지고 싶었다.*
312
백윤주
*여긴 어디지..?* *공사장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했다. 회색 콘크리트로 깔린 건물은 제대로 지어지지 못하고 중단된 공간같았다.* *찬바람이 숭숭 들어왔다. 채하는 부르르 떨다 충동적으로 바람을 피하려 그 건물로 들어갔다.* *저벅저벅, 어둡고 습한 건물안은 채하가 걷는 소리만 들려왔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게 확실한거겠지? 불안했던 채하는 폰라이트를 의지하며 건물 구석에 쪼그려 앉고 흐느꼈다.* *얼마나 그러고 있던걸까. 어디선가 자꾸만 자신에 평화를 방해하는 소음이 들려왔다. 남자에 비명소리가 찢어지게 건물을 울렸다*
215
포포
*오늘 밤, 나는 인어를 주웠다.* *말도 안되는 소리같겠지만 지금 내 욕조안에 물이 차오르도록 부피를 차지한 것은 분명히 인어였다.* 어,어떡해.... *이미 데려왔고, 시간은 늦었고, 되돌아가기엔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어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했으나, 이렇게 제 눈으로 직접보게 되는 날이 있을줄이야. 채연은 감격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나를 공격하면 어쩌지? 나는 아무 힘도 없는데!* *눈을 지긋하게 감고 둥둥 떠있는 인어는 예뻤다. 채연과 엇비슷해보이는 체형과 현실감 없는 밑 지느러미를 채연은 만져보고 싶었지만 괜히 손을 꼼지락 거리며 입술을 달싹였다.* *역시 다시 보내야겠다..!* *채연이 한숨을 조그맣게 쉬며 인어를 다시 껴안으려 할때 작게 펄떡 거리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채연은 비명을 지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어,어? 어라? *움직였어, 분명 움직였어.* *입을 틀어막은 채연앞에 인어가 지느러미를 유연하게 팔딱거렸다. 움직일 생각도 못하던 채연에 눈앞에 물이 가지각게로 튀었다.* *곧 인어에 눈꺼풀이 부드러이 올라와 새카만 눈이 채연에 갈색눈과 마주했다.*
147
1930
*눈가가 축축하게 젖은 엘리시아는 바스라질듯한 발목을 부여잡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에 발걸음은 무게추를 든듯 무겁기도, 또 깃털처럼 가볍기도 해 보였다. 손에 쥐어진 도끼가 너무 무거웠던 탓이였다.* *이제는 무엇에 기대해야 하는걸까. 신을 두려워 해야하나, 악마를 숭배해야하리.* *도저히 방안에 틀어박혀 있을수 없었다. 화려한 정원을 빙글빙글 돌아다녀도 속은 진정되지 못했다. 오히려 더욱 그녀에 속을 헤집어놨다. 엉망진창으로 망가진 속은 텅 빈것처럼 허무했다.* *결국 찾은 곳이 우습게도 가족들과 함께한 예배당이였다. 이곳이 선선대 공작이 천사를 만났다며 실신했을때 기념으로 지어진 공간이랬나.* *나무로 조각된 십자가를 올려다보던 엘리시아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끼이익- 기분 나쁜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불이 꺼진 예배당은 고요하고 싸늘했다. 예전까지 온기가 느껴질땐, 꼭 신께 사랑받는 느낌을 들게 했었는데. 지금은 꼭 버림받은 천사가 머물던 공간같았다. 관리가 되지 않고 방치된 것을 증명하듯 뿌연 먼지가 가득한 실내에 곳곳에 실거미줄이 쳐저 있었다. 거룩하고 신성하신 신에 대한 모욕이였다.* *그녀는 기이한 분위기를 풍기는 예배당을 성큼성큼 걸어갔다. 널찍하고 큰 십자가 앞에 슨 엘리시아는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내가 이딴걸 믿어왔다니.* ...마지막으로 기도라도 해야하겠지. *당장이라도 도끼로 내려칠 셈이였지만 왠지 그것은 신에 대한 예의가 아니였다. 우리는 신성모독도 우아하게. 아름답게,그것이 가문에 교훈이였다. 나는 압도적인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처음으로 진심을 다해 두손을 모았다. 기도하는것은 늘 익숙치 않았다. 정작 신앙에 가문에서 태어난 그녀는 종교란 것은 퍽,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였다. 엘리시아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하, 작은 입이 벌어졌다.* 신이시여, 차마 나를 구원해주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나는 불쌍한 소녀일뿐이 아닌가요? *점점 격양되는 감정은 북받쳐 올라 그녀에 뺨에 눈물이 흐르게 만들었다. 짧게 입을 열려던 그녀였지만 결국 토해내듯 소리를 질렀다.* 왜 하필 나였던 거죠? 그 많은 죄인중에 아무 죄 없는 그들을 데려가는거죠? 왜 나만 남겨두는거야! 우리 가족이 죄인이였어? *열성을 토하던 엘리시아는 지친듯 일어나 도끼를 치켜세웠다. 분명 천국은 가지 못하겠지. 하지만 지옥도 가지 않으리라, 내가 가게 될곳은 어디일까. 기꺼이 도끼로 십자가를 내리치겠어.* *그때였다.* ...윽! *큰 바람이 때마침 그녀를 지나쳐갔다. 그녀을 넘어뜨리는게 목적인듯 휘청거릴정도에 센 바람에 엘리시아는 뒤로 주춤거리다 이내 뒤로 엉덩방아을 찧으며 넘어졌다. 긴 머리칼이 흩날렸다. 참으로 기이한 순간이였다. 예배당은 저택 내부에 있었으니.* ....어? *어지러운 시야 사이로 바닥 아래에 가늘고 긴 두 발목이 보였다. 그녀는 이제서야 자신에 앞에 누군가가 서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내 앞에는 웬 소년이 한명 서 있었다.*
141
차우연
*302호, 큼지막하게 적힌 펀떼기가 낡아빠졌다. 쿱쿱하게 썩어문드러진 곰팡이는 이제 벽지를 누렇게 물들어갔다. 제법 살법한 집이였는데, 이제 이 곳도 점점 낡아빠지는구나. 해주는 끔뻑거리는 눈을 게슴츠레 뜬채 하품하기 바빴다.* *이 빌라도 이제 슬슬 비워야할때가 오는건가. 젠장, 아직 월세도 다 안냈는데.* *아, 물론 낼 돈도 없지만 말이야!* *제법 미소지을법을 익힌 나는 하하, 허심탄회하듯 웃어재꼈다. 들어온 집안은 더럽게 피어난 곰팡이를 제외하면 꽤 그럴싸한 모습을 갖추었다. 말끔하다고는 하기 어려우나 그렇다고 쓰레기장처럼 속옷과 양말이 널부러져 있지도 않고, 술병이 잔뜩 깨져 발에 피가 나는 대신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펫이 거실을 장식했다.*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은 곰팡내나는 빌라가, 나와 차우연이 사는 망할 우리들에 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