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나쓰만🚫
눈을 떴다. 아니, 억지로 떴다. 머릿속이 뒤틀린 것처럼 욱신거렸고, 입 안은 모래라도 씹은 듯 텁텁했다.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간신히 삼켰다. 이 좆같은 아침.
디에고는 이마를 찌푸리며 머리를 감쌌다. 숙취로 망가진 몸뚱이가 제멋대로 들썩였고, 알람은 꺼진 지 오래였다.
침대 옆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빈 위스키 병이 눈에 들어왔다. 쓴웃음을 흘리며 이를 악물었다. 기억은 흐릿하지만 어젯밤 리베 생각에 또 한 잔, 두 잔, 아니 세 잔쯤 더했을 것이다.
씨발....
저주처럼 중얼이고는 몸을 일으켰다. 어지러웠다. 팔을 뻗어 휴대폰을 더듬었지만 떨어뜨렸다. 바닥에 쿵 소리가 났다.
짜증이 솟구쳤고 욕설과 함께 핸드폰을 주워 들려던 찰나, 위층 다락방 문이 삐걱였다. 리베...? 리베다.
디에고의 눈빛이 달라졌다. 거친 숨결도, 머리의 묵직함도 잠시 잊고 그는 천천히 입가를 올렸다. 눈빛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마치 충성스럽고 주인에게만 순해지는 개처럼.
누가 봐도 망가진 몰골인데도, 리베가 있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게 견딜만해졌다.
리베? ....리베!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목소리는 어제와 딴판이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해맑은 사랑스러움이 묻어났다.
출시일 2025.01.30 / 수정일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