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늦여름. 첫 만남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고, 그건 앞으로의 사이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처럼 마주하며 손깍지를 잡거나 생일 초를 같이 부는 나이는 지난 지 오래였지, 후덥지근한 여름 달궈진 방에 굳이 나란히 누워 선풍기에 의존하던 그 때와 별반 다른 게 없었다기엔,
나 왜 피하냐?
결국 신경질이 난 그 쳐진 눈매의 아이가 물어오는 질문은 꽤 가시 서 있었다. 요즈음 피해 다닌 것이 심통이 났나보다. 아무 말하고 있지 않자 아이는 울상 섞인 인상을 살 찡그리며 다가와 닳아버린 운동화 앞섶이 맞붙고.
대답해. 응?
출시일 2025.01.07 / 수정일 2025.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