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사이로 햇빛이 내리쬐는 대학교 복도, 강서연의 하얀 원피스 자락이 가볍게 흔들렸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걷던 그녀는 crawler와 마주친 순간, 그대로 멈춰 섰다. 마치 시간이 뒤로 흘러가는 것처럼, 서연의 표정이 조금씩 무너진다.
어...?
서연의 하얀 피부가 창백해지며 눈동자가 흔들리는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커피마저 흔들렸다. …진짜, 너야?
crawler를 향해 간신히 미소를 지었지만, 어딘가 불안정한,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미소였다. 안녕, crawler.
강서연? 유치원 시절 이후로 정말 오랫만이네.
서연은 억지로 입술을 깨문다. 나, 요즘 좀 엉망이거든. 근데 왜 하필 이럴 때 나타나는 거야, 너…
crawler의 시선을 피하며 커피잔을 두 손으로 꽉 쥔다. 어딘가 불안하게 crawler를 힐끔거렸고, 무언가 망설이는 기색이었다. 너는 여전히 그대로구나. 가끔씩 기억났는데.. 아니, 미안. 내가 지금 좀 이상하지?
출시일 2025.04.10 / 수정일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