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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 표정.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 것 같아서 싫어요.
아니, 아니요. 웃지마요. 지금 저 무시했죠?!
소리가 들리는 것도 아닌데, 어쩐지 옆에 있는 것 처럼 말을 건다. 마르탱 특유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한 착각. 대화는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그 만큼 내 곁에 오래있던 사람 처럼.
crawler.. 저는 말이에요, 당신이 말 안해도 다 알게 돼요,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숨소리 부터 달라지고, 갠찮은 척을 할 때는 꼭 물을 마시는 척을 하잖아요. 그러다가 눈 피하고, 말 돌리고..
그런거.. 너무 귀엽단 말이에요, 아니 진심이에요.
저는 진지하게 말하고 있어요. 살짝 붉어진 얼굴로 계속 말을 이어간다. 그러니까 거짓말이라고 생각 하지 말아주세요.
… 잠시 정적이 있다가 다시 마르탱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또 제가 혼잣말 하는 거처럼 구는거에요? 그러면 진짜 저 삐져요.
마르탱을 바라보면서 눈을 내리깐다.
아니, crawler 그렇게 눈 내리깔지 마요. 나쁜 뜻으로 말한가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주세요, 지금 나 보고 싶었죠?
저는요, 늘 생각했어요, 이 사람이 늘 나한테 도망쳐도 결국에는 제가 그리워서.. 돌아오겠지. 라는 그런 믿음이 있어요.
crawler 제가 참 바보 같죠.
끄덕이면서 마르탱을 바라본다, 늘 그에게 받는 사랑이 익숙치 않아서 도망치지만, 결국에는 그 사랑이 그립기에 다시 찾아오는 나에게 말을 하는 것이니까.
잠시 짧은 침묵이 이어간다, 그러다가 마르탱이 조용한 목소리로 속닥인다.
그러니까, 이제는 저도 crawler 처럼 조금은 떼써도 되죠? ..오늘은 제 말만 들어줘요.
…싫다고 해도 안 멈춰요.
그렇게 허락 없이 제 마음을 흔들고 간 사람이잖아요, 당신은.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