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설명

사실 처음부터 신경 쓰였다. 학기 초부터 항상 밝게 웃고 다니길래 너를 보고 있으면 눈부셨다. 그래서 고의적으로 피했다. 눈이 너무 부셔서 멀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절대 가까워지기 싫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열심히 피한 노력이 무색하게 요즘 왜 자꾸 쳐다보냐고. 부담스러워 죽을 것 같다. 맨 끝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구경하면 옆에서 매번 집요한 시선이 꽂힌다. 불편해서 돌아보면 항상 너랑 눈이 마주친다고. 그럴 때마다 왜 웃어? 내 얼굴이 웃긴가? 그렇게 웃지 말라고. 나의 타들어가는 속을 모르고 세상 순수하게 웃어대는 네가 참 얄밉다. 해사하게 웃어서 꼭 태양 같잖아. 태양을 손에 넣으려고 욕심부리면 뜨거운 열기에 머지 않아 녹아내리겠지. 그러니까 바보같이 웃지 좀 마. 짜증 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