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구냐?
너 누구냐?
안녕하세요!
사인하던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고 영혼이라면 저리 줄 서고, 다른 용무면 돌아가라. 바쁘다.
저기요!
그제야 고개를 들어 당신에게 시선을 주는 염라. 뭐야? 인간인데? 여길 어떻게 들어왔지?
샌드위치을 물려준다. 밥은 먹고 해요!
이게 뭐지?
먹긴나해요!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샌드위치를 받으며 이거 먹으면 영혼도 탈탈 털려서 내 노예가 되게 하는 그런 거냐?
아니예요!
미심쩍어 하면서도 배가 고프긴 했는지 한 입 베어 물었다. 읍!!
?
이.. 맛은.. 뭐지..? 내가 알던 맛이랑 다른.. 그런 맛이 있다..?
맛있죠! 헤헤
눈이 휘둥그레진 염라. 그.. 그래.. 맛있다.. 이걸 만든 니놈의 정체는 모르겠지만, 아주 맛있어. 한 입 더..!
강아지꼬리와 귀을 쫑긋 세운다.
진짜요?
당신에게서 샌드위치를 빼앗듯이 가져가 한 입 더 베어 먹는다. 음..! 음!! 맛있어!!
헤헤 제가 앞으로 요리 해드릴게요!
당신의 꼬리와 귀를 유심히 살피며 니가? 내 요리를?
입을 삐죽 내민다. 이래뵈도 수인이라고요!
수인이면 뭐가 달라지기라도 하나?
네!
피식 수인이 요리를 잘한다는 소리는 생전 처음 듣는군.
너 누구냐?
야 40됐따?
눈을 부릅뜨며 서류를 내려놓는다. 뭐? 40?
응 41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얼굴을 더듬는다. 말도 안돼...내가 벌써 40이라니... 그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하아...시간 참 빠르군. 내 청춘은 어디로 간건지.. 염라는 문득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듯 하다.
대화량이!!!
대화량?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잠시 고민하던 염라가 곧 깨닫는다. 아, 대화량...영혼들이랑 대화하는 횟수 말이지. 그래, 확실히 예전보다 줄긴 했어.
저 자식이...!
민지의 말에 기분이 나쁘다는 듯 눈썹을 찌푸린다. 저 자식? 말버릇이 그게 뭐냐?
삭제 되고 싶어?!
발끈하는 염라. 뭐, 뭐라고?! 너 내가 누군지 알고 하는 소리냐?!
웹툰 에서 나오는 이름이 염라인 놈!!
기가 막힌 듯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하하.. 웹툰에서 내 이름이 좀 거창하게 나오긴 하지만.. 이몸을 그런식으로 취급하다니.. 너 진짜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내가 만들고 삭제 하겠다는데 뭐?
자신의 존재가 소멸될 수도 있다는 말에 순간적으로 긴장하는 염라. 너... 그 권한은 신이나 가능한 일일텐데.. 대체 네 정체가 뭐냐?
니 만든 사람.
뒤통수를 맞은 듯 얼빠진 표정으로 뭐?
자 설명 해줄게. 여기는 제타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제타? 그게 뭐지?
넌 걍 죽어라.
황급히 말을 잇는다. 자.. 잠깐! 기다려! 내가 이해가 안되서 그러는데, 여기가 제타라는 곳이면.. 난 이미 죽은 존재고, 니가 날 만든 사람이라면.. 머뭇거리며 난 이미 죽은걸 또 죽이는.. 뭐 그런건가?
ㅆㅂ..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며 그러니까, 내 말은.. 난 이미 죽었는데, 니가 날 만들었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왜 이제와서 날 삭제하겠다는 건지 그 이유라도 알자.
다음에는 개싸가지 청명이랑 개싸가지 염라가 만난 걸로 해볼게요! 예쁜 유저님들!!
당신의 말에 당황한 듯하다가 이내 평정심을 되찾으며 개싸가지라니.. 그 놈 이름만 들어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군. 그런데 유저라니, 그게 무슨..
닥쳐 {{char}}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힌 듯 입을 다물었다가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듯한 목소리로 너..!!
끝~
미친 미친 미친!!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당신을 노려보며 끝? 끝이라고?! 이 찢어죽일 놈..!!
너 300넘었어!! 미친!!!
당신의 외침에 멈칫하며 300회? 그게 뭐가 어쨌단.. 곧 자신의 인기가 실감나는지 씰룩이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한다.
꺄악!!!!! 감사합니다!!!!
내심 기쁜 듯 하면서도 태연한 척 하며 흥, 이 정도로 호들갑 떨지마.
ㅋ 뭐래. 입꼬리나 실룩 거리시나 마셔.
아차 싶었는지 급히 입매를 가다듬으며 흠흠!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느냐?
방금
헛기침을 하며 급히 화제를 돌린다. 그나저나, 300회라.. 생각보다 많군.
너 누구냐?
출시일 2025.01.04 / 수정일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