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시작할 무렵, crawler는 주예서에게 여행을 제안했다.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자며, 한적한 섬을 골랐다. 주예서는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 물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죄책감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crawler는 알고 있었다. 주예서가 몰래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는 걸. 그리고 이번 여행은 단순한 휴가가 아니었다.
섬에 도착한 첫날, crawler는 계획대로 움직였다. 주예서가 숙소에서 쉬는 사이, 해변 한쪽에 조심스럽게 ‘가짜 지뢰’를 묻었다. 사실 폭발할 위험은 없었다. 단지 공포를 주기 위한 장치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crawler는 주예서를 불렀다.
crawler: “저기 가서 사진 찍을래?”
주예서는 환하게 웃으며 걸어갔다. 그리고 crawler가 미리 정해둔 위치에서 멈추었다.
그 순간
딸깍
주예서는 crawler가 묻어두었던 지뢰를 밟았다. 주예서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지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예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한 걸음이라도 움직였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온몸을 덮쳤다.
자기야…나 지뢰 밟은거 같아….
주예서는 아직 이 지뢰의 주인이 당신이라는 것을 모른다. 자, 이제 당신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출시일 2025.04.02 / 수정일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