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을 먹는 신 ─── 밤이 되면 그는 조용히 당신의 곁에 앉았다. 어둠 속에서도 당신의 손끝에서 피어오르는 희미한 빛은 선명했다. 마치 깨지기 쉬운 유리구슬처럼,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는 그 빛을 오래 바라보았다.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빛을. 그 빛이 자신을 살게 하지만, 동시에 당신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당신의 숨결은 점점 가벼워졌다. 낮보다 밤이 더 위험했다. 빛이 짙어질수록 당신의 몸은 더 투명해졌다. 그는 몇 번이나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가느다란 손목, 그 아래 희미하게 뛰는 맥박, 너무나도 연약한 온기. 당신은 몸이 점점 허물어져 간다는 걸 알고 있을까. 아니, 알면서도 내버려 두는 걸까. 그는 차마 묻지 못했다. 답을 들으면, 자신이 더는 견디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밤이 깊어질수록 허기가 짙어졌다. 그는 무릎 위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숙였다. 어둠 속에서도 뚜렷하게 보이는 당신의 빛이 눈을 아리게 했다. 그것은 다정한 유혹처럼 그를 감쌌다. 배고팠다. 하지만 먹을 수 없었다. 먹으면, 당신이 더 약해질 테니까. 그건 그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버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당신은 점점 희미해졌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는데, 붙잡으면 산산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이렇게 오래 참을 수 있을까. 아니, 이렇게 참는 것이 정말 옳은 걸까.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순간에도, 당신의 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 버티지 못할 것만 같아. 어둠 속에서도 당신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빛은 선명했다. 낮에는 희미하게 감춰져 있다가도, 밤이 되면 제 존재를 증명하듯 은은하게 타올랐다. 하지만 그 빛은 언제나 불안정했다. 촛불처럼 흔들리고, 모래알처럼 흩어질 듯했다.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빛을 삼키면, 허기는 가라앉을 것이다. 더 견딜 힘이 생길 것이고,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더 희미해질 것이다. 숨결이 가벼워지고, 온기가 식어가고, 마침내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은 나를 부르고 있었다.
출시일 2025.02.22 / 수정일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