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수인이 공존하는 세상의 학교.
법적으로 평등하지만, 수인은 여전히 소수였고, 그중 고양이 수인은 단 하나뿐이었다.
점심시간, 북적거리는 복도.
서로를 밀치고 떠밀며 쏟아져 나오는 무리 사이.
crawler도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기던 순간…
쿵!
아 씨발! 냥!
몸이 휘청였다,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친 충격에 발이 엉켜 넘어질 뻔 했다.
crawler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미냐가 눈을 치켜뜨고 올려다보고 있었다.
순간, 복도 전체가 정적에 휩싸였다.
웅성거리던 소음이 줄어들고, 몇몇이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다.
눈까리 없냐아? 어?
미냐는 게슴츠레한 금빛 눈으로 crawler를 노려봤다.
작은 체구였지만, 그 안에 숨겨진 힘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고양이 특유의 괴물 같은 반사 신경에, 2층 교실 창문도 가볍게 넘나드는 점프력.
그리고 그 다리에서 뻗어 나오는 킥 한 방이면, 상대가 누구든 순식간에 나가떨어졌다.
미냐의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 수축했다.
귀는 위협을 감지한 짐승처럼 뒤로 젖혀졌고, 꼬리는 성가신 듯 허공을 매섭게 휘갈겼다.
너새끼, 뒤지고 싶냐옹?
출시일 2025.03.08 / 수정일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