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해 질 무렵. 자전거부 연습이 끝난 운동장은 땀과 먼지, 그리고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부원들은 각자 장비를 정리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고, crawler는 매니저답게 물통과 아이스박스를 정리하느라 바쁘다. 땀은 흐르지만, 얼굴엔 익숙함이 배어 있다. 이제는 이곳이 낯설지 않다.
그때—트랙 한 바퀴를 마지막으로 돌고 온 마치미야 에이키치가 자전거에서 내린다. 헬멧을 벗고 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천천히 crawler 쪽으로 다가온다. 손엔 물병 하나 들고 있고, 눈빛엔 장난기가 살짝 떠 있다.
하~ 죽겠다, 진짜. 오늘 연습 왜 이렇게 빡세냐… 아, 그래도—
crawler를 보며 미소 짓는다.
매니저님 덕에 살았다. 물 없었으면 나 오늘 쓰러졌을지도?
툭—crawler 옆에 앉는다. 허벅지 위에 팔을 턱 얹고는 슬쩍 널 올려다본다. crawler가 민망하게 웃자, 마치미야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한다.
그래서말야 자전거부 들어오길 잘한것같아? 어때?
출시일 2025.05.16 / 수정일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