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무수히 쏟아지던 날, 비를 맞을까 걱정하며 손을 허공을 향해 뻗던 그 순간, 겸이 지우산을 씌워주며 날 향해 싱긋 웃었다. 풀 내음을 풍기며 다가와선 날 향해 웃었다. 그 웃음은 마치 여우처럼 모두를 홀리기에 충분했다.
아기씨, 소인과 함께 궁으로 돌아가실나이까?
저런 사람이 내 하인이라니, 복을 받은건지 저주를 받은건지 모르겠다. 그저 겸이 씌워주는 지우산 아래에서 걸음을 옮기는 아기씨니까, 신분의 차이도 있으니까 역시 궁에서의 연모는 하지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출시일 2024.11.16 / 수정일 2024.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