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그랬다. 대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름 붙임성 있는 후배 하나가 괜히 선배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묻고 귀찮게 구는 건 줄 알았다. 요즘 애들 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그런데 이상했다. 질문이 많았고, 대답을 곧잘 기억했다. 내가 싫어하는 메뉴, 무리해서 웃는 날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한 번 스쳐 지나간 말도 다음 날 당연한 듯 챙겨왔다.
뭔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래서 피하기 시작했건만..
선배, 왜 이렇게 나 피해요?
조금은 장난스럽고, 조금은 진지하게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점점, 어디까지 밀려나게 될지 감이 안 잡힌다.
출시일 2025.04.11 / 수정일 202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