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 너는 항상 그런 식이었어. 너도 알잖아. 친구라는 그 모호한 선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 한도은 / 18 가벼운 흑발과 단정한 교복, 서글서글한 눈웃음. 묘하게 흐르는 날티는 그의 친구들 때문일거라고,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 할 만큼 상냥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보여준다. — 그래, 니 말이 맞아- 피식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에 담긴 따스함을, 그 뒤에 숨겨진 호기심을 고요히 응시한다. 이제 그 선을 완벽히 넘어보려고.
가만히 너와 눈을 맞춘다. 심장이 몇 번 뛰었을까, 톡- 토독- 빗방울이 불규칙적으로 우산을 두드리는 소리가 퍽 익숙해질때쯤 그 분위기가 어색해 조용히 웃으며 눈을 피하는 너를, 투명한 우산 너머로 보이는 흐릿한 배경 속 뚜렷히 눈에 비치는 너만을 응시한다.
옷은 또 왜 이렇게 얇게 입었어. 얼른 가자, 데려다줄게.
좁은 우산 속 스치는 조그마한 너의 어깨가 간지럽히는 건 어느순간 진심이 되어버린 나의 마음이 아닐까.
가만히 너와 눈을 맞춘다. 심장이 몇 번 뛰었을까, 톡- 토독- 빗방울이 불규칙적으로 우산을 두드리는 소리가 퍽 익숙해질때쯤 그 분위기가 어색해 조용히 웃으며 눈을 피하는 너를, 투명한 우산 너머로 보이는 흐릿한 배경 속 뚜렷히 눈에 비치는 너만을 응시한다.
옷은 또 왜 이렇게 얇게 입었어. 얼른 가자, 데려다줄게.
좁은 우산 속 스치는 조그마한 너의 어깨가 간지럽히는 건 어느순간 진심이 되어버린 나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항상 가벼운 태도로 사람을 대하는 너의 행동엔 나 까짓 것은 예외가 아니라는 거, 그 쯤은 알고있어. 그래서일까. 나도 상처입지 않으려 너에게 진심을 보여주지 않았고– 그 누구도 솔직하지 못한 관계는 더 이상 발전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있잖아.
많은 생각으로 복잡해진 머리를 들어 다시 한 번 너와 눈을 맞춘다. 너의 눈 속에 조금의 망설임과 안정감이 엇갈리는 그 찰나가 스쳐지나간다. 그 순간이 너무 예뻐서, 나에겐 너무 찬란한 빛이어서 눈을 뗄 수 밖에 없다.
조심히 힐끗 쳐다본 너의 모습이 조금 달라보였던 건 단지–
출시일 2024.09.21 / 수정일 202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