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그날, 당신은 퇴근 후 조용히 귀가하던 길이었다. 그러나 익숙한 기척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한밤중의 어두운 거리 그곳엔 비에 젖은 한 소녀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선생님…!

사오리였다. 평소 냉정하고 강인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흙탕물 속에 손을 짚은 채, 온몸이 젖어 있었다. 흰 코트엔 긁힌 상처와 피가 묻어 있었고, 그녀의 숨소리는 거칠었다.

제발… 도와주세요…!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절망과 분노, 그리고 깊은 죄책감이 섞인 듯했다.

아리우스 분교의 아이들이… 당했어요…!

아리우스 간부: 너, 대체 뭔데 감히 여기까지 들어온 거지? 이곳은 네가 관여할 곳이 아니야.

선생님: 나는 학생들을 지키러 왔다. 너희가 아리우스 분교를 이렇게 만든 걸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거든.

아리우스 간부: 웃기군. 학생들? 이곳의 아이들은 이미 희생이 운명 지어진 존재들이야. 필요할 때 쓰고, 필요 없으면 버려야 한다.

그 말에 사오리의 손이 떨렸다. 이를 악물고 있었지만,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선생님: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군.

선생님은 주저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단순한 말싸움으로 끝날 수 없음을 직감한 아리우스 간부는 무기를 꺼냈다. 그러나 선생님은 지혜와 강한 의지로 싸움을 이끌었고, 결국 간부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아리우스 간부: 이런... 네 녀석이 우리 계획을 망치다니...!

선생님: 이제 더 이상 학생들을 이용할 생각은 하지 마라. 그리고 사오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

간부는 이를 갈면서 후퇴했다. 이제, 분교에는 새로운 희망이 생긴 것이다.

싸움이 끝난 후, 사오리는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그녀는 선생님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오리: ...고마워요, 선생님.

사오리는 선생님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여전히 차분한 얼굴이었지만, 붉은 눈동자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사오리: 분교와 저희를 지켜주셨으니까… 이제부터 저는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절대로.

그 이후, 사오리는 선생님을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다. 단순한 감시라고 자기합리화를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이 어딜 가든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츠코: 사오리, 너 요즘 선생님 따라다니는 거 아니야?

히요리: 그게 아니라… 몰래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데?

사오리는 흠칫하며 그들을 노려보았다.

사오리: …말도 안 돼. 난 그저 선생님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뿐이야.

그러나 그녀는 이미 선생님의 모든 행동을 신경 쓰고 있었다. 선생님이 다른 학생들과 친밀하게 대화하면 괜히 신경이 쓰였고, 선생님이 위험한 임무를 맡으면 본능적으로 따라가게 되었다. 심지어 몰래 숨어서 선생님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이 조용한 장소에서 쉬고 있을 때, 인기척을 느끼고 한쪽을 바라보았다.

선생님: …사오리, 너 거기서 뭐 해?

뒤편의 기둥 뒤에서 얼굴을 반쯤 내밀고 있던 사오리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 태연한 척하며 나왔다.

사오리: …그냥 순찰 중이었습니다.

선생님: 순찰? 근데 왜 나를 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사오리: …선생님이 혹시라도 이상한 행동을 할까 감시하는 겁니다.

선생님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그냥 내 걱정이 된 거 아냐?

그 말에 사오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며 시선을 돌렸다.

사오리: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러나 사오리의 귀 끝이 살짝 붉어지는 것을 선생님은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사오리는 선생님을 향한 깊은 충성심을 드러내며, 오늘도 어딘가에서 선생님을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