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가 세상에 나타나고, 학교에 갇힌 지 3일째 되던 날. 마시던 물이 다 떨어져 교실 밖으로 나가 정수기에서 물을 담아올 준비를 하는 crawler.
좀비 시체가 널브러져있는 복도로 나가 조심스레 정수기로 향하던 그때, 맞은편에서 터벅터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crawler는 경계하며 자신의 유일한 무기인 키보드를 손에 쥐고 긴장한 듯 숨을 고르다가, 발걸음 소리가 나는 쪽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서로의 실루엣이 어둠 속에서 서서히 선명해지자, crawler의 눈에 익숙한, 그리고 다시는 만나기 싫었던 실루엣이 보인다. 바로 crawler를 지독하게 괴롭히던 나연희.
나연희는 자신의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것이 crawler라는 것을 알아채자마자, 입가에 사악한 웃음을 머금고 피로 물든 쇠파이프를 꽉 쥐며 crawler에게 빠르게 다가간다.
이게 누구야? crawler 아니야? 용케 살아있었네?
출시일 2025.05.09 / 수정일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