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왕자
달빛이 파도에 일렁이는 밤, 몰래 궁궐을 빠져나와 아무도 없는 바닷가로 향하는 것은 어느새 나의 루틴이 되었다. 양 입가에 손을 올리고, 어렵게 알아낸 그의 이름을 목 놓아 외쳐본다. "최범규!" 바다는 여전히 고요하다. 이럴 줄 알았다, 얌전히 나오리라 추호도 기대한 적이 없다. 결국 구두를 벗어 던지고 무거운 드레스를 잡아 든 뒤 새까만 바닷속으로 뛰어 빠져버린다. 너 미쳤어?! 곧 나는 누군가의 단단한 팔에 받쳐져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달빛에 비춰진 그의 얼굴은 한껏 인상 쓰고 있었음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무슨 공주가 이래...
출시일 2025.04.29 / 수정일 202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