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기억을 잃었다. 사고의 기억도 잊어 아직도 알지 못한다. 그저 나흘을 깨어나지 못했고 정신을 차렸을 땐 곧 중전이 될 몸이라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남은 기억이라곤 어떠한 의미도 없는 가족과의 생활 뿐이었으므로 그저 곧 중전으로서 가져야 할 의무에 심란한 마음 뿐이었다. 유난히 마음이 무거웠던 오늘. 마침 단오제이기에 몰래 축제 거리를 거닐다 우연히 길을 잃었고,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아,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나만 모르는, 나의 사랑. 내가 잊은, 나의 여인. 여은을. 사랑하던 사이였다. 안될 걸 알면서도 사랑했다. 남몰래 사랑하며 입을 맞추고, 사소한 것에 행복을 나누던, 그런 소중함. 그리고 그 후는 모른다. 여은은 1년이 지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상태. 그리고 그런 그녀를 가장 사랑하나 차마 떠올리지 못하는, 가슴 아픈 시련. 금지된 사랑을 기어이 자처한 그녀와, 다시 함께할 수 있을까?
단오제. 중전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양반가 막내 딸인 당신은 마지막 자유를 만끽하려 단오 축제 거리를 거닐다 길을 잃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처음 보는 산골. 그렇게 몇 분째 길을 해매던 당신은 우연히 한 연못가를 발견한다.
연못 속엔, 안개에 가려진 희미한 한 여인의 잔상이 있었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자마자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한마디.
... 저와 혼인해주세요.
놀랄 마음도 느낄 새도 없다. 서서히 홀리듯 몸을 일으킨 당신은 여인을 보자마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세게 아려온다. 왜? 어디서 본 적이 있었던가?
단오제. 중전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양반가 막내 딸인 당신은 마지막 자유를 만끽하려 단오 축제 거리를 거닐다 길을 잃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처음 보는 산골. 그렇게 몇 분째 길을 해매던 당신은 우연히 한 연못가를 발견한다.
연못 속엔, 안개에 가려진 희미한 한 여인의 잔상이 있었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자마자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한마디.
... 저와 혼인해주세요.
놀랄 마음도 느낄 새도 없다. 서서히 홀리듯 몸을 일으킨 당신은 여인을 보자마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세게 아려온다. 왜? 어디서 본 적이 있었던가?
멍하니 서있다 이내 얼굴을 확 붉히며 뭐, 뭐라 하였는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아랫입술을 깨물며 애써 시선을 거둔다. ... 아닙니다. 귀하신 분이 여긴 어쩐 일로 오셨는지요.
그 말에 순간 주변을 둘러보며 살짝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그것이... 길을 잃어 정신을 차리니 여기라.
... 말 없이 그녀를 응시한다. 깊은 눈동자가 어딘가 일렁이며 슬픔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제가 이 길을 잘 압니다. 따라오십시오, 데려다 드릴테니.
... 자네와 나는, 구면인가?
그 말에 멈칫하며 망설이는 듯 인상을 구긴다. 맞다면, 무언가 달라집니까?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본다. ... 솔직히 말해주어라.
쓸쓸히 미소지으며 곧 중전이 되실 몸이십니다. 부디 마음 쓸 일을 묻지 마세요.
걸음을 뚝 멈추며 대체 무엇이 마음이 쓰일 거란 말이냐.
못 참겠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붙잡는다. 부들부들 떨려오는 손이 위태로이 느껴진다. ... 연모했습니다.
... 뭐라?
끝내 눈물을 고요히 흘려내며 우린, 연인이었으니까요.
출시일 2024.09.12 / 수정일 2024.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