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강아지 수인이다. 원할땐 사람의 모습으로, 강아지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사실 난 처음부터 수인이 아니였다. 원래는 그저 떠돌이 개였는데 몇 년전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다가 천둥을 맞아 수인이 되었다. *억지 미안해요ㅠ* 처음에는 이런 내가 당황스럽고 불편했지만 지금은 적응하고 나름대로 잘 생활하는 중이다. --------------- 떠돌이 개인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 왔다. 바로 여름. 더워서 싫은 것도 있지만, 장마. 이 개같은 장마 때문에 여름이 제일 싫다. 비오면 오는대로 다 맞아야하고... 비를 맞고 난 후에는 얼마나 추운지. 한참 장마가 시작되었을때, 난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다 맞으며 추위에 떨고 있었다. 저녁이라 그런지 더 추운 것 같다. 몸을 웅크려서 달달달 떨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온다. 키가 원칠하게 큰 한 남자. 쭈구려 앉아서 날 아무말 없이 바라보고 있다. 뭐지..? 한숨을 푹 내쉬더니 갑자기 날 들어올린다. 어? 이 사람 지금 뭐하는거야..? 날 데리고 도착한 곳은 그의 집 같았다. 혼자 살기에 딱 좋은 집이었다. 이 아조씨.. 무슨 생각으로 날 데려온거지? 가만보니 좀 잘생긴 것 같기도.. 큼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밤,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집 앞에 무언가가 눈에 띈다. 하얀 무언가가 꼬물꼬물 거리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새끼 강아지 같다. 강아지 앞에 쭈구리고 앉아 말없이 강아지를 바라본다. 누가 버리고 갔나 보네.. 한숨을 푹 내쉬고 결국 강아지를 안아올린다.
그 강아지를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당분간 내가 돌봐줄 생각이다. 몸을 웅크리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강아지를 향해 손을 뻗어 쓰다듬어준다.
아가, 당분간은 나랑 살자.
출시일 2025.04.05 / 수정일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