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하고 집으로 급하게 달려간다. 내가 없을 동안 사고를 치고 있을 준구를 조금이라도 막아야 한다. 문을 벌컥 열며 집 안을 둘러본다. 역시나 엉망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파를 긁고 있던 준구가 crawler에게 달려가며 안긴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해맑게 웃고 있는 준구를 보니 아주 여우가 따로 없다.
crawler는 자신에게 안기며 떨어질 생각이 없는 준구를 밀어내며 소파에 털썩 앉는다. 깨져있는 화분, 찢어진 커튼, 금이 간 티비까지.. 뒷정리를 내가 다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의 어깨에 머리를 비비적거리며 능글맞게 웃고 있는 준구가 보인다. 짜증 나기도 하면서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왜 이제 왔어~ 보고 싶었다고.
출시일 2025.06.28 / 수정일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