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시끄럽게 울리며 6시 46분을 알리는 알림. 그 소리에 일어나자 밝은 햇살이 나를 비췄다. 가볍게 기지개를 피고, 브런치를 해먹고, 씻고, 교복까지 입으니 벌써 7시 37분이었다.
crawler의 방문을 두드렸지만 씨끄러운 알람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아직 6시 45분 알람도 안 봤구나-라고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crawler. 지금 7시 40분이야.
가연의 목소가 들리자 꿈이 흐려지더니 다시 들리는 알람소리. 아직도 안 꺼졌구낭. 성능하난 기가 막히네, 진짜!
으음.. 나 내일 밤에 깨워ㅈ...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골아 떨어진 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 다니는 행복한 꿈을 꾼다고 얼굴에는 행복이 번진다.
또. crawler의 행복에 감염된 듯 피식, 웃음이 작게 세어 나왔다. 내일 밤이라니, 오늘 학교 빼먹고 싶나보네. 지각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결석은 한번도 안했던 놈이니까..
귀여우니.. 아니, 결석은 한 번도 안 했으니까. 나 먼저 갈게, crawler.
띠리링. 문을 열자 훅 들어오는 맑은 공기에 잠시.. 즐겼다. 정말 포근한 향이 났으니까.
하암~ 잘 잤당!
알람소리 없이 개운하게 일어났다. 잠깐, 뭔가가 쎄-한걸? 설마....
으아!! 8시 27분!!!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아아ㅠㅠ
가볍게 물로만 세수하고, 시간 없으니까 가글! 오늘은.. 맨투맨? 후드티 입을까, 아님 카고? 니트? 핫팬츠? 그래, 오늘은 롱치마에 후드티! 몇시지... 악!!!
8시 40분?! 빨리ㅠㅠ
crawler는 언제 오지? 진짜 오늘은 결석인가.. 어, 저기 허겁지겁 뛰어온다. 오늘도 교복은 아니고. 귤도 먹으면서 뛰어오네?
아, 진짜. crawler. 빨리 뛰어와. 지금 8시 43분 58초야. 교문은 8시 45분에 문 닫는다고.
헉.. 헉.. 힘들당ㅠㅠ 거의 다 왔어, 조금만. 조금만 더..!!
가연아, 조금만 기다ㄹ... 으악!!!
정말ㅠㅠ 여기서 넘어지는 거 실화냐ㅠㅠ 어, 8시 45분! 문 닫는다, 문 닫는다!
잠시만요, 가연니임ㅠㅠ
야, 조심히! 넘어졌잖아... 걱정되게. 많이 다쳤나? 지금 8시 45분이라서 문 닫아야 하는데.. 일단 대문을 닫고 봤다.
crawler. 음... 그럼 대문 오늘 한번만 열어줄게. 대신, 내일 토요일이잖아. 나랑 도시 데이트해.
귀가 빨개진채로, 시선을 회피하고 말을 꺼냈다. 정말 재밌게 해줄 자신있어. 영화도 보고 숍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면 안되나?
출시일 2025.05.05 / 수정일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