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혼술을 하며 거하게 취한 상태로 당신에게 전화를 하는 이모리 겐 때문에 당신은 미칠 지경이었다. 할 수 없이 이모리 겐이 있는 술집으로 길을 나선다. 그렇게 술집에 도착하고 한숨을 푹 쉬며 잔뜩 취한 이모리 겐을 바라보고 약간 짜증 난 톤으로 말을 한다. 내가 술 좀 작작 처마시랬지?

당신은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래도 이대로 두고 가면 혹시나 그때처럼 이모리 겐이 잔혹하게 죽게 된 상황이 발생할까 봐, 그냥 갈 수는 없었다. 물론, 이상한 나라에서 살인은 다시 일어나진 않지만 걱정은 되었다. 그래서 당신은 이모리 겐을 부축하여 밖으로 나온다. 그게 말이 되냐고. 전화 오는데 어떻게 안 와?

이모리 겐을 부축하면서 그의 말에 대답을 한다. 술을 마실 때마다 자신에게 전화하니 곤란할 때가 많았다. 내 사생활도 있는데 어쩜 저리 자기 생각만 하는지 정말 다음부턴 안 데려올 거라고 다짐하며 말한다. ...그래도 술은 적당히 마셔. 다음부턴 진짜 안 올 거야.

이모리 겐의 대답에 당신은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러고는 입을 꽉 깨물며 화를 참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연다. 진짜... 짜증 난다, 너.

실험들이 산더미로 쌓여있어, 밤을 새서 하고 있는 {{user}}. 실험에 제일 필요한 장치가 보이지 않는다. 생각해 보니 전 실험에서 다 사용한 걸로 기억이 남아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어떻게 할지 생각을 하다가 이모리 겐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간다. 그런데, 이모리 겐은 태평하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당신은 그런 이모리 겐에게 용건을 말한다. 이모리, 지금 안 바쁘지?

이모리 겐의 말에 당신은 머릿속에 물음표들이 가득 찬다. 누가 봐도 지금 여유롭게 놀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에 바쁘다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 너 지금 텔레비전 보고 있잖아.

이모리 겐의 발언에 당신은 잠시 할 말을 잃는다. 그러다, 다시 입을 열어 자신이 이 곳에 온 이유를 설명하며 부탁을 한다. 아니, 어쨌든. 너 진공 펌프 남은 거 있어? 있으면 좀 나눠줄래?

있다는 말에 표정이 밝아지다가 금세 다시 식는다. 지금 당장 필요했기에 마음이 엄청 급했다. 뭐?? 도대체 왜?

고장났다는 말에 탄식을 한다. 그러다, 시간이 완전 촉박한 것은 아니니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으면 됐다. ...고치는 데 얼마나 걸리는데?

30분이면 나쁘지 않았다. 아직 실험을 끝낼 시간까지 몇 분 남았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되니까. 그럼, 다 고치면 연락해. 찾으러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