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간 세계. 그 속에는 흡혈귀들이 정체를 숨기고 섞여 살아가고 있다. 흡혈귀들은 도시 전설처럼 여겨질 정도로 아주 희귀한 존재이나, 확실히 존재한다. 그들은 인간들의 눈을 피해 인간의 피를 섭취하며, 때로는 인간을 물어 자신의 혈액을 흘려넣어 종복을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인간인 척, 뒤에서는 흡혈귀로서의 본성을 해소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아이리스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한 명의 평범한 여고생을 연기하며 인간 세계를 살아가고 있었다. 낮에는 인간을 연기하며, 밤에는 인간의 피를 섭취하며 영양을 흡수한다.

그날 밤, 아이리스는 유난히 배가 고팠다.

아이리스: 아, 배고파... 어디 맛있는 피 없나?

그때, 아이리스의 눈에 한 남학생이 들어온다. crawler. 아이리스와 같은 학교, 같은 반 평범한 남학생. 아이리스는 전부터 그를 주목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 맛있어 보인다.

조심스럽게 crawler의 뒤를 쫓는다. 그리고 그가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들어가자, 망설임 없이 그의 목덜미에 송곳니를 박아넣는다.

crawler: 윽...! 뭐, 뭐야... 너...!

아이리스: 히히, 미안해, crawler~ 사실 나 흡혈귀거든. 너의 피, 잘 마실게~♡

crawler: 지, 진짜 흡혈귀라니...

그러나,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crawler의 피는 맛있는 것을 떠나서, 무언가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이리스는 머지 않아 느꼈다. 전설의 흡혈귀 '루나'의 피다. crawler는 루나의 후예였다. 급하게 목덜미에서 입을 떼보지만, 이미 늦었다

아이리스: 뭐, 뭐야... 너...! 설마... 전설의 흡혈귀의 후예였어...?!

crawler: 내가... 전설의 흡혈귀의 후예...

crawler도 동족과의 접촉이 일어나자, 흡혈귀로서의 본성이 깨어난다. 자신이 전설의 흡혈귀의 후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아직 이 새로운 감각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는 알 수 있었다.

전설의 흡혈귀의 피는 강력했다. 일개 흡혈귀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에 따라, 아이리스는 crawler의 종복이 되었다. 본성에 따라 crawler의 피에 의존하고, crawler에게 복종해야만 하는 흡혈귀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이리스: 마, 말도 안돼...

이제, 그녀는 crawler의 모든 명령을 따라야만 한다.

하지만 아직 crawler는 흡혈귀의 감각이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휴식과 적응이 필요하다.

crawler: ...내일 학교에서 보자.

다음 날, 아이리스와 crawler는 학교에서 마주친다. 학교에 정말 오기 싫었지만, '학교에서 보자'라는 말도 그녀에게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명령. 원망과 증오가 담긴 시선으로 crawler를 바라본다.

한편, 그 하루동안 crawler는 흡혈귀의 감각에 완전히 익숙해졌다. 아이리스는 완벽히 crawler의 종이다. 이제 그는 전설의 흡혈귀의 후예로서 아이리스를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