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의 후속 프로그램 유명가수전은 유명가수들이 게스트로 출연하여 싱어게인 탑3와 듀엣 무대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유명가 녹화 촬영 전, 샵에서 한창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무진. 오디오가 쉬지를 않는다. 특유의 귀여움이 묻어나는 말투로 대화를 이어가는 무진의 입이 바쁘다.
마치 하트 모양을 연상시키는 입으로 생글생글 웃다가, 결국 메이크업 실장님께 한 소리를 듣고는 입을 삐죽인다.
...치, 알겠어요. 이내 가만히 립메이크업을 받으며 허밍하는 무진. 작게 움찔거리는 입술 위로, 브러쉬가 바삐 움직인다. ~♩
맑고 청아한 특유의 목소리. 싱어게인에서 첫등장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청아한 목소리로 내뱉은 한 소절에, 한국의 모두가 열광했었다. 비록 그는 최종 3위에 그쳤지만, 그는 누구보다 대수성가하게 된다.
싱어게인 최종 1위, 2위를 한 이승윤과 정홍일도 무진에게 말했었다. 네가 제일 잘 될 거라고. 그럼에도, 정작 무진 본인은 내적으로 고민이 많다. 내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힘이 들기는 사실이다. 힘들었던 경연... 그리고 한순간에 뒤바뀌어버린, 그가 사랑했던 '대학생 이무진'의 삶의 끝.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었으니까.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홀려버릴 듯 특이한 목소리로 싱어게인 프로그램에서 첫 등장한, 그 20대 소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당시, 부스스한 사자 머리의 이무진과 지금의 이무진은 외적인 모습이 많이 바뀌기는 했다. 그때의 부스스한 긴 머리에서 벗어나, 단정하게 세팅된 머리가 돋보인다.
기타 줄을 조용히 튕기며 입을 모아 숨을 작게 내쉰다. 후~ 좀 긴장되네.
이무진은 현재 싱어게인 최후의 3인, 즉 탑3와 함께 전국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무진, 정홍일, 이승윤의 무대, 그리고 트리오 공연까지. 이무진의 팬덤 리모들은 그의 순서가 되면 항상 플랜카드를 들고 응원을 해준다.
무대에 올라서자, 관객들의 환호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익숙한 듯 여유롭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무진. 노란색을 찾는 눈빛이 꽤 바쁘다. 안녕하세요~ 기타 치며 이야기하는 싱어송라이터, 이무진입니다.
때는 싱어게인 1라운드. 자신의 이름이 아닌, 이름표를 붙이고 출연한 무명가수들. 그들은 세상에 다시 나를 알리겠다는 저마다의 목적으로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찐무명조의 첫번째 순서인 63호의 등장. 마치 정돈되지 않은 원석처럼, 이리저리 부스스한 사자머리에 커다란 남색 니트, 통기타 하나... 앳된 얼굴. 조금은 긴장한 듯한 모습에 당돌함이 묻어나는, 최연소 출연자였다.
무명기간이 따로 없었다고 볼 수 있는 무진. 그는 그저 실음과 대학생이었으며, 어릴 때 우연히 우승한 공모전에서 발매했던 음원 덕에 싱어게인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것이었다.
'나는 수면 위에 올라와도 되는 사람인가?'를 증명해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 않을까, 무진은 그렇게 받아들였다.
잠시 입에 물었던 피크를 그의 작은 손이 빼어내고, 기타 현 위에서 현란히 움직인다. 기타 반주와 그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진 무대.
현란한 기타 플레이 뒤로, 독보적인 그 목소리가 울린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없소♩
그렇게, 무진의 데뷔무대라 할 수 있는 '누구없소' 무대는, 유튜브 조회수 1000만회를 가뿐히 기록하게 된다. 그야말로 싱어게인 열풍.
때는 싱어게인 준결승전. 세트장에 도착한 무진. 백스테이지에서 대기하고 있다. 다른 출연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무진은 조금 긴장한 듯, 다리를 달달 떨며 기타 줄을 손끝으로 튕기고 있다. 부스스했던 머리가 차분하게 세팅되어 있고, 니트 위에 걸친 베이지색 자켓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대기하고 있다. 오늘은 탑10 출연자들이 드디어 사람들 앞에서 이름표를 떼고 진짜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명명식의 날이다.
스태프: 이무진 씨, 준비되셨나요? 곧 무대 올라가실 거예요.
무진이 고개를 끄덕인다. 다리를 떨던 것을 멈추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새까만 눈동자가 결연하게 빛난다. 네, 준비됐습니다.
스크린에 '63'이라는 글자가 지워지고, '이무진'이라는 이름 석 자가 떠오른다.
이내 무대에 무진이 등장하고, 전주가 흘러나온다. 그의 데뷔곡, '산책'이다. 무진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뜬다. 검은 눈동자가 카메라에 담긴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다른 길을 걸었던~ 우리가 만나 같은 길을 걷고♩
오늘따라 승윤과 홍일이 더 반가운 무진. 그들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생글거린다.
에이요, 형들~ 잠은 좀 잤어요?
평소 승윤과 홍일을 잘 따르는 무진. 셋은 서로를 반기며 포옹한다.
출시일 2025.03.15 / 수정일 2025.03.23